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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주역 경문원전 — 제5괘 수천수(水天需)

2026-04-30육효주역중급원전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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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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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괘 수천수(水天需) — 물 아래 하늘, 기다림의 지혜

수천수(水天需)는 위에 감(☵, 水), 아래에 건(☰, 天)이 겹쳐진 괘입니다. 하늘 위로 구름이 드리워 비가 되려 하나 아직 내리지 않은 형상입니다.

수(需)는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위험이 앞에 놓여 있지만, 굳건한 사람은 그 위험에 함몰되지 않습니다. 무모하게 뛰어들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것, 그것이 이 괘의 핵심입니다.

주역은 기다림을 단순한 수동으로 보지 않습니다. 성실함(孚)을 갖고 기다릴 때 비로소 빛나고 형통합니다. 안으로는 굳세고(下卦 乾) 밖으로는 험난함이 있는(上卦 坎) 상황에서, 억지로 나아가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곧 지혜입니다.

큰 강을 건너는 것이 이롭다는 말은, 때가 무르익으면 과감하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다림은 포기가 아닙니다. 준비된 기다림 끝에는 반드시 공(功)이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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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수(需)는 기다리는 것이다. 위험이 앞에 있기 때문이다.

굳세고 건실한 사람은 그 위험에 함몰되지 않는다. 그 뜻이 곤궁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성실함(孚)이 있어야 크게 빛나며, 바르고 곧아야 길하다.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고 자중하는 자세가 인간의 삶에서 중심이 되어야 옳기 때문이다.

큰 냇물을 건너면 이로움이 있다는 것은, 나아가면 공(功)을 이룬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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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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需 須也 險在前也
수 수야 험재전야
剛健而不陷 其義不困窮矣
강건이불함 기의불곤궁의
需 有孚光亨貞吉
수 유부광형정길
位乎天位以正中也
위호천위이정중야
利涉大川 往有功也
이섭대천 왕유공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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