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주역 경문원전 — 제13괘 천화동인(天火同人)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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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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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괘 천화동인(天火同人) — 하늘 아래 불, 사람과의 화합
천화동인(天火同人)은 위에 건(☰, 天), 아래에 리(☲, 火)가 겹쳐진 괘입니다. 불꽃이 하늘을 향해 타오르는 형상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동인(同人)은 '사람들과 함께한다', '뜻을 같이한다'는 의미입니다. 유일한 음효(陰爻) 육이(六二)가 제자리를 바르게 차지하고, 건덕(乾德)을 지닌 지도자 구오(九五)를 중심으로 상하가 어울리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주역은 동인을 단순한 무리 짓기로 보지 않습니다. 좁은 이익이나 사적인 친분으로 뭉치는 것이 아니라, 툭 터진 광야처럼 공(公)하고 열린 자리에서 뜻을 같이해야 참다운 동인이라 말합니다.
세상을 밝게 하고 굳세게 이끌며, 중정(中正)으로 호응하는 것이 군자의 도리입니다. 오직 군자라야 천하 사람들이 바라는 뜻을 하나로 통하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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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동인(同人)은 부드러움(柔)이 제자리를 차지하고
중용(中庸)의 도를 지니고서 건덕(乾德)을 발휘하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모여서 어울리는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참다운 동인이라 할 수 있다.
툭 터진 광야에서 동지를 구하여 어려운 사업을 성취하는 것은 건덕(乾德)을 행하는 것이다.
세상을 빛나게 밝혀 건강하게 하고, 중심자리를 바르게 차지하여 호응하는 것이
군자의 올바른 도리이다.
오직 군자라야 능히 세상 사람들이 바라고 있는 뜻을 통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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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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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人 柔得位
동인 유득위
得中而應乎乾 曰同人
득중이응호건 왈동인
同人于野亨利涉大川 乾行也
동인우야형이섭대천 건행야
文明以健 中正而應 君子正也
문명이건 중정이응 군자정야
唯君子 爲能通天下之志
유군자 위능통천하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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