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주역 경문원전 — 제20괘 풍지관(風地觀)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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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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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괘 풍지관(風地觀) — 바람 아래 땅, 바라봄의 괘
풍지관(風地觀)은 위에 손(☴, 風), 아래에 곤(☷, 地)이 겹쳐진 괘입니다. 바람이 대지 위를 두루 휩쓸며 지나가는 형상으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또 아래에서 위를 우러러보는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관(觀)은 '바라본다', '살펴본다', '우러러본다'는 뜻입니다. 앞 괘 임(臨)이 위에서 아래로 다가서는 것이라면, 관(觀)은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며 감화되는 것입니다. 두 양효가 위에서 중정(中正)하게 자리하고 있어 천하가 그것을 우러러봅니다.
이 괘의 핵심은 보여줌으로써 감화시키는 힘입니다. 손을 씻고 아직 제물을 올리기 전, 그 공경하고 엄숙한 순간을 사람들이 바라보며 절로 감화됩니다. 말이나 강제가 아니라 그 모습 자체로 가르치는 것입니다.
바람이 땅 위를 두루 풍미하듯, 선왕은 나라 곳곳을 순찰하며 백성을 살피고 교화의 제도를 세웁니다. 관(觀)은 지도자가 스스로를 어떻게 보여주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를 함께 가르치는 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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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우러러볼 만한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으니,
사람들이 유순하고 공손하게 받든다.
올바르게 중용(中庸)을 지키므로 천하 사람들이 바라본다.
"관관이불천유부옹약(觀盥而不薦有孚顒若)"이라 함은
아랫사람들에게 보여주어 감화시킨다는 말이다.
하늘의 신묘한 도리를 보면 사계절의 변화에 어그러짐이 없다.
성인이 신묘한 도리로써 교화시키니 온 세상이 어그러짐 없이 복종한다.
바람이 땅 위를 풍미(風靡)하는 것이 관(觀)괘의 상(象)이다.
선왕이 이를 본받아 온 나라를 순찰하여 백성을 살피고,
교육제도를 두어 교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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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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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觀在上 順而巽 中正以觀天下
대관재상 순이손 중정이관천하
觀盥而不薦有孚顒若 下觀而化也
관관이불천유부옹약 하관이화야
觀天之神道而四時不忒
관천지신도이사시불특
聖人以神道設敎 而天下服矣
성인이신도설교 이천하복의
風行地上 觀
풍행지상 관
先王以省方 觀民設敎
선왕이성방 관민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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