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주역 경문원전 — 제21괘 화뢰서합(火雷噬嗑)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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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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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괘 화뢰서합(火雷噬嗑) — 불 아래 우레, 씹어 합침
화뢰서합(火雷噬嗑)은 위에 리(☲, 火), 아래에 진(☳, 雷)이 겹쳐진 괘입니다. 번갯불의 밝음과 우레의 울림이 함께하는 형상으로, 강렬한 빛과 소리가 합쳐져 환하게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서합(噬嗑)은 '씹어 합친다'는 뜻입니다. 입 안에 이물질이 있어 위아래 턱이 맞닿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것을 힘껏 깨물어 제거해야 비로소 합쳐집니다. 막힌 것, 걸린 것, 가로막는 것을 과단성 있게 처리해야 형통해집니다.
부드러운 육오(六五)가 강양한 외괘의 가운데 자리를 얻어 위에서 주재합니다. 제자리는 아니지만, 유(柔)로써 강(剛)을 부리는 방식으로 옥사(獄事)를 다스리는 데 이롭습니다. 지나치게 강경하거나 지나치게 유연하지 않고, 조화롭게 다스리는 것이 이 괘의 이치입니다.
서합괘는 법과 형벌의 괘이기도 합니다. 이물질을 그대로 두면 합쳐지지 못하듯, 사회의 폐단과 불의는 적절한 제재를 통해 제거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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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턱 안의 이물질을 깨물어 합하는 것이 서합(噬嗑)이다.
번갯불의 밝음과 우레의 움직임이 합하여 환하게 빛난다.
부드러운 기운인 육오(六五)가 강양한 외괘의 가운데 자리를 얻어 위에서 행세하니,
깨물어 합하면 형통하다.
굳셈(剛)과 부드러움(柔)이 나뉘어 움직이면서 밝으니,
비록 제자리는 아니지만 감옥을 써서 죄를 다스림에는 이롭다.
옥사(獄事)의 다스림은 지나치게 강하거나 지나치게 유한 것보다,
유(柔)로써 강(剛)을 써서 조화롭게 다스리는 것이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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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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頤中有物 曰噬嗑 噬嗑而亨
이중유물 왈서합 서합이형
剛柔分 動而明 雷電合而章
강유분 동이명 뢰전합이장
柔得中而上行 雖不當位 利用獄也
유득중이상행 수부당위 이용옥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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