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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주역 경문원전 — 제29괘 중수감(重水坎)

2026-04-30육효주역중급원전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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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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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괘 중수감(重水坎) — 물이 물을 겹친 괘

중수감(重水坎)은 소성괘 감(☵, 水)을 위아래로 겹쳐 만든 괘입니다. 험난한 구덩이가 겹겹이 쌓인 형상으로, 위험이 연속해서 닥치는 상황을 나타냅니다. 습감(習坎)이라고도 하니, 험난함을 거듭 익히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감(坎)은 물, 구덩이, 험난함을 뜻합니다. 주역 사대난괘(四大難卦) — 수뢰준(屯), 중수감(坎), 수산건(蹇), 택수곤(困) — 중 하나로, 인간의 진가를 시험하는 괘입니다.

그러나 주역은 물의 이치를 통해 험난함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것을 가르칩니다. 물은 구덩이를 완전히 채울 때까지 흐르기를 멈추지 않고, 채우고 나서 다시 흘러나갑니다. 험난함에 처해서도 신실(信實)함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감(坎)의 덕입니다.

나쁜 시기는 언젠가 지나갑니다. 낮은 곳을 찾아 흐르기를 멈추지 않는 강물처럼, 불굴의 신념과 몸을 던지는 용기로 험난한 상황을 극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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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습감(習坎)은 험난함이 겹겹이 쌓여 있음을 뜻한다.

물은 험난한 구덩이를 채우고 밖으로 나와 흐를 때까지 신실(信實)한 흐름을 멈추지 않는다.
험난함 속에서도 그 믿음을 잃지 않는다.

"마음이 통하니 형통하다"고 한 것은 신실하고 굳센 두 양(陽)이 가운데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헤쳐 나아가면 공(功)이 있다.

하늘이 험하다는 것은 높아서 오를 수 없다는 뜻이고,
땅이 험하다는 것은 산천과 구릉이 있음을 말한다.
왕공(王公)은 험한 것을 설치하여 나라를 지킨다.

이렇듯 험난한 시절이 가지는 의미와 쓸모는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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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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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坎 重險也
습감 중험야
水流而不盈
수류이불영
行險而不失其信
행험이불실기신
維心亨 乃以剛中也
유심형 내이강중야
行有尙 往有功也
행유상 왕유공야
天險 不可升也 地險 山川丘陵也
천험 불가승야 지험 산천구릉야
王公設險 以守其國
왕공설험 이수기국
險之時用大矣哉
험지시용대의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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