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주역 경문원전 — 제30괘 중화리(重火離)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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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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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괘 중화리(重火離) — 불이 불을 겹친 괘
중화리(重火離)는 소성괘 리(☲, 火)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괘입니다. 불꽃이 위로 타오르며 무언가에 붙어 타는 형상으로, 밝음이 밝음을 겹쳐 찬란하게 빛납니다.
리(離)는 '붙어 있다', '걸려 있다', '밝다'는 뜻입니다. 해와 달이 하늘에 붙어 있고, 온갖 곡식과 초목이 땅에 붙어 자라듯, 밝은 것은 반드시 무언가에 의지하여 빛납니다. 리괘의 핵심은 바른 것에 붙는 것입니다.
앞 괘 감(坎)이 물과 험난함의 괘라면, 리(離)는 불과 밝음의 괘입니다. 감(坎)이 내면에 굳건함을 간직하고 있다면, 리(離)는 밖으로 빛을 발하되 내부는 음유(陰柔)합니다. 불이 육이(六二)에서 황리(黃離)의 왕성함을 보이지만, 육오(六五)에 이르면 거의 꺼져가는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불의 격렬한 성질을 눌러서 안정시키고, 느긋하고 유순한 암소처럼 여유로운 마음을 기르면 길합니다. 이것이 리괘가 가르치는 밝음의 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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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리(離)괘는 둘 사이에 끼어있어 서로 붙어 있는 것을 뜻한다.
일월(日月)은 하늘에 붙어 있고, 온갖 곡식과 초목은 땅에 붙어 있다.
밝고 지혜롭게 심사숙고하여 곧고 바른 것에 붙으면
천하를 교화하여 밝은 풍속을 이룬다.
육이(六二)와 육오(六五)라는 부드러운 기운들이 중위(中位)에 자리하여
중용(中庸)의 원리에 밝기 때문에 형통하다.
불의 격렬한 성질을 눌러서 안정시키고
느긋하고 유순한 암소처럼 여유로운 마음을 기르면 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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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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離 麗也
리 려야
日月麗乎天 百穀草木麗乎土
일월려호천 백곡초목려호토
重明以麗乎正 乃化成天下
중명이려호정 내화성천하
柔麗乎中正 故亨 是以畜牝牛吉也
유려호중정 고형 시이휵빈우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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