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주역 경문원전 — 제31괘 택산함(澤山咸)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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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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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괘 택산함(澤山咸) — 연못 아래 산, 감응의 괘
택산함(澤山咸)은 위에 태(☱, 澤), 아래에 간(☶, 山)이 겹쳐진 괘입니다. 산 위에 연못이 있는 형상으로, 높은 것이 낮춰지고 낮은 것이 위로 올라 서로 만나 감응하는 모습입니다. 하경(下經)의 첫 번째 괘입니다.
함(咸)은 '느낀다', '감응한다'는 뜻입니다. 준비 없는 마음으로 외물(外物)을 대하자마자 곧바로 생기는 느낌이 함(咸)입니다. 쌓인 정(情)이나 미리 익숙함 없이 마음에 확 오는 것, 그것이 감응입니다. 자세히 살펴본 뒤에 오는 것은 관찰의 결과이지 함(咸)이 아닙니다.
부드러운 기운이 위로 올라 연못을 이루고, 굳센 기운이 아래로 내려와 산을 이룹니다. 남자가 여자 아래로 내려가니 서로 감응하여 어울립니다. 천지가 감응하여 만물이 화생하고, 성인이 인심을 감화시켜 천하가 화평해집니다.
함괘는 인간 상호 간의 감응이 인간을 지속시키고 사회를 이루게 하는 원천적 힘임을 가르칩니다. 감응의 바탕을 살피면 천지 만물의 실정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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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함(咸)은 느끼는 것이다.
부드러운 기운이 위로 오르고 굳센 기운이 아래로 내려와
두 기운이 감응하여 서로 어울린다.
머물러서 기뻐하며 남자가 여자의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이로써 형통하고 올바르니 이로우며 결혼하면 길하다.
천지가 감응하여 만물이 화생하고,
성인이 인심을 감화시켜 천하가 화평하게 된다.
이렇게 그 감응하는 바를 살펴보면 천지 만물의 사정을 능히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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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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咸 感也
함 감야
柔上而剛下 二氣感應以相與
유상이강하 이기감응이상여
止而說 男下女
지이열 남하여
是以亨利貞取女吉也
시이형이정취녀길야
天地感而萬物化生
천지감이만물화생
聖人感人心而天下和平
성인감인심이천하화평
觀其所感而天地萬物之情 可見矣
관기소감이천지만물지정 가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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