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주역 경문원전 — 제37괘 풍화가인(風火家人)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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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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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괘 풍화가인(風火家人) — 바람 아래 불, 가정의 원리
풍화가인(風火家人)은 위에 손(☴, 風), 아래에 리(☲, 火)가 겹쳐진 괘입니다. 불 위에서 바람이 부는 형상으로, 화로의 불꽃이 집 안을 따뜻하게 하듯 가정의 질서와 화목을 나타냅니다.
가인(家人)은 '집안사람들', 즉 가족을 뜻합니다. 여자는 안에서 바른 자리를 지키고 남자는 밖에서 바른 자리를 지키는 것, 그것이 가정의 이치이며 천지의 대의(大義)입니다. 안팎의 역할이 분명할 때 가정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가정에는 엄한 군주가 있으니 그것이 부모입니다.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답고, 형은 형답고 아우는 아우답고, 남편과 아내가 각자의 도리를 다할 때 가도(家道)가 바르게 섭니다. 가정의 도리가 바로 서면 천하가 안정됩니다.
가인괘는 천하의 근본이 가정에 있음을 가르칩니다. 멀리 사회와 세상을 바로잡으려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집안을 돌아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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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가정을 다스림에는, 아내가 안에서 살림을 다스리고 남편은 밖에서 일하는 것이 바른 역할이다.
남편과 아내가 바른 위치에서 일하는 것은 천지가 그러하듯 불변의 대의(大義)이다.
가족 중에는 엄한 군주가 있으니 이는 부모가 있음을 일컫는 것이다.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다우며, 형과 아우가 형과 아우답고, 남편과 아내가 남편과 아내다우면 가정의 도(道)가 바르게 다스려진다.
모든 가정이 바르게 다스려지면 천하가 안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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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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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人 女正位乎內 男正位乎外
가인 여정위호내 남정위호외
男女正 天地之大義也
남녀정 천지지대의야
家人 有嚴君焉 父母之謂也
가인 유엄군언 부모지위야
父父子子兄兄弟弟夫夫婦婦 而家道正
부부자자형형제제부부부부 이가도정
正家而天下定矣
정가이천하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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