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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주역 경문원전 — 제48괘 수풍정(水風井)

2026-04-30육효주역중급원전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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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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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괘 수풍정(水風井) — 물 아래 바람, 우물의 원리

수풍정(水風井)은 위에 감(☵, 水), 아래에 손(☴, 風)이 겹쳐진 괘입니다. 물밑에 나무가 있어 나무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는 우물의 형상입니다. 아무리 길어내어도 마르지 않는 우물처럼 무궁하게 베푸는 덕(德)의 괘입니다.

정(井)은 '우물'을 뜻합니다. 우물은 고을이 바뀌어도 자리를 옮기지 않고, 길어내어도 궁함에 이르지 않습니다. 굳센 기운이 마음 가운데 변함없이 터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물도 때때로 수리하고 꾸준히 사용해야 생명력이 유지됩니다. 고요히 자리를 지키면서도 언제나 열려 있는 것, 그것이 정(井)의 덕입니다.

우물 속에 아무리 좋은 물이 있어도 두레박을 내려야 길어 올릴 수 있습니다. 목적한 성과를 거두려면 끝까지 완수해야 합니다. 두레박을 거의 올리다가 도중에 그치는 것과 아예 시작하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같습니다. 또한 두레박이 깨지면 흉합니다. 준비와 끝마무리가 모두 중요합니다.

나라를 운영하는 자가 능력 있는 현인(賢人)들을 끊임없이 끌어들여 백성을 기르듯, 우물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베푸는 덕을 천하의 민심을 얻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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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나무 두레박을 물속에 넣어서 물을 길어 올리는 것이 정(井)괘이다.
우물은 목마른 자를 기르기 위하여 아무리 길어내어도 궁(窮)함에 이르지 않는다.

고을을 바꾸어도 우물은 바꾸지 않는 것은, 사물을 기르는 덕(德)이 항상 심중(心中)에 굳게 터 잡고 있기 때문이다.

두레박을 끌어 올려 우물 밖에 거의 이르렀을 뿐인 것과 아직 두레박 줄을 드리우지 않은 것은, 소기(所期)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하던 일이 망가진 것이니 그게 바로 흉하다는 것이다.

만인(萬人)의 목마름을 해갈(解渴)시킬 우물을 파서 청결을 유지하고 언제나 개방하여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천하의 민심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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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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巽乎水而上水 井
손호수이상수 정
井 養而不窮也
정 양이불궁야
改邑不改井 乃以剛中也
개읍불개정 내이강중야
汔至亦未繘井 未有功也
흘지역미율정 미유공야
羸其甁 是以凶也
리기병 시이흉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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