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주역 경문원전 — 제51괘 중뢰진(重雷震)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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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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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괘 중뢰진(重雷震) — 우레가 우레를 겹친 괘
중뢰진(重雷震)은 소성괘 진(☳, 雷)을 위아래로 겹쳐 만든 괘입니다. 천둥이 연거푸 울리는 형상으로, 만물이 벼락에 깜짝 놀라듯 분발하고 움직이는 상(象)입니다.
진(震)은 '천둥', '움직인다', '분발한다'는 뜻입니다. 요란한 천둥소리는 사람을 놀라게 하지만 해치지는 않습니다. 소리는 크지만 속이 비어 있는 것이 천둥입니다. 자주 치는 천둥에는 놀라지 않듯, 뜻밖의 두려운 일을 당했을 때 진중하게 처신하는 것이 진(震)의 도(道)입니다.
천둥이 백 리를 진동시켜 먼 곳의 자를 놀라게 하고 가까운 자를 두렵게 하듯, 분발하여 세상의 기틀을 세우면 종묘사직을 지키는 제주(祭主)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사람은 요란한 천둥소리에도 침착한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합니다. 보통 사람이 당황할 때 태연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지도자다운 자격이 생깁니다.
천둥에 놀라 제사 도중에 제물 그릇을 떨어뜨리는 것은 심약함의 표시이며 예(禮)를 잃는 처사입니다. 분발하되 흔들리지 않는 것, 그것이 진(震)의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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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천둥 쳐서 스스로를 분발시키면 형통하다.
천둥소리에 놀라 스스로 분발한다면, 결과적으로 두려움이 복을 가져오는 것이다.
담소하며 즐거워하는 것은 천둥 뒤의 행동지침에 의해서 질서(法度)가 서기 때문이다.
"震驚百里"란 멀리 있는 자를 놀라게 하고 가까이 있는 자를 두렵게 한다는 의미이다.
천둥으로 진동시켜서 태평한 세상의 기틀을 세우면, 나아가서 종묘사직(宗廟社稷)을 지키는 제주(祭主)가 될 수 있다. 그래야만 제주다운 제주가 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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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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震 亨 震來虩虩 恐致福也
진 형 진래혁혁 공치복야
笑言啞啞 後有則也
소언액액 후유칙야
震驚百里 驚遠而懼邇也
진경백리 경원이구이야
出可以守宗廟社稷 以爲祭主也
출가이수종묘사직 이위제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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