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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주역 경문원전 — 제60괘 수택절(水澤節)

2026-04-30육효주역중급원전

들어가기에 앞서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주역 경문원전(經文原典)을 온전히 읽지 못합니다.

한문에 통달한 학자도 아니고, 수십 년을 주역만 붙들고 앉은 사람도 아닙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이 텍스트와 씨름해온 수많은 선학(先學)들이 남긴 번역과 해설, 주석의 수혜를 입어, 그 과실의 일부를 이 자리에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여기에 담긴 것은 방대한 주역 경문 가운데 핵심적인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전의 모든 것을 담지 못했고, 번역과 해석의 과정에서 원문의 깊이 중 일부는 필연적으로 손실되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구절이 생기면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직접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한자 원문을 복사해 검색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하고, 주석을 읽어보는 그 과정 자체가 주역과 가까워지는 길입니다. 한문에 능통하신 분이라면 원문 속에서 이 발췌본이 담아내지 못한 더 심오한 결을 분명 발견하실 것입니다.

주역은 읽는 것이 아니라 씹는 것이라 했습니다. 천천히, 자주, 음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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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괘에서 64괘로

팔괘는 효(爻) 세 개로 이루어진 8개의 괘입니다. 이것을 소성괘(小成卦)라 부릅니다. 이 소성괘 두 개를 위아래로 겹쳐 만든 것이 대성괘(大成卦)입니다. 이 부분은 구조적인 내용이므로 여기서는 간략히만 밝힙니다. 8×8, 즉 64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주역 64괘입니다. 이 64괘의 각 괘상에 대하여 주역은 상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하나하나 괘상의 이름과 그 의미를 함께 풀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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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괘 수택절(水澤節) — 물 아래 연못, 절도의 원리

위에 감(坎, 水)이, 아래에 태(兌, 澤)가 놓인 절(節)은 마디, 절제, 한계를 뜻한다. 연못이 물을 담되 일정한 경계 안에서만 머물게 하는 형상이다. 강유(剛柔)가 반씩 나뉘어 균형을 이루고 굳셈이 중심자리를 얻어 스스로 검약하기 때문에 형통하다고 했다. 절제란 외부에서 강요된 제약이 아니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율적인 한계 설정이다.

그러나 절의 가르침은 절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고통스럽고 인색한 절제는 오래가지 못하며 끝내 막히고 만다는 것도 함께 말한다. 때를 알아 통할 때와 막힐 때를 분별하는 것, 이른바 지통색(知通塞)이 절의 핵심이다. 즐거움(兌)으로 험난함(坎)을 헤쳐 나가고, 마땅한 자리에서 절제하며 중정(中正)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올바른 절제다.

절제를 제도화한 것이 천지의 법칙이다. 태양은 남북 회귀선을 넘지 않는 절도를 지켜 사계절을 만들어낸다. 이 자연의 절제가 없다면 사계절도 없고 생명도 없다. 인간 사회에서의 절제도 마찬가지다. 합리적인 제도를 통해 재물을 낭비하지 않고 백성을 괴롭히지 않을 때, 그 사회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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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석

절은 형통하니, 강유가 나뉘고 굳셈이 중위를 얻었기 때문이다.
괴롭고 인색한 절제는 바름을 지킬 수 없으니, 그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기쁨으로 험난함을 행하고, 마땅한 자리에서 절제하며, 중정으로써 통한다.
천지가 절제하여 사계절이 이루어지고,
절제로써 제도를 세우면, 재물을 손상하지 않고 백성을 해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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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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節亨 剛柔分而剛得中
절형 강유분이강득중
苦節不可貞 其道窮也
고절불가정 기도궁야
說以行險 當位以節 中正以通
열이행험 당위이절 중정이통
天地節而四時成
천지절이사시성
節以制度 不傷財 不害民
절이제도 불상재 불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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